문화 > 연합뉴스 2003년 6월19일 오전 10:10
강원 화천서 청동기시대 타운(town) 확인
4천평서 주거지 200기, 동시기 존재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기원전 10세기를 상한으로 하는 대규모 청동기시대 밀집 주거지 200기가 강원도 화천에서 확인됐다. 한반도내 단일 유적에서 이처럼 많은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1년 이후 3년째 화천군 하남면 용암리.위라리 청동기시대 유적을 발굴중인 강원문화재연구소는 2003년 6월 현재 총 200기의 청동기시대 주거지를 발굴했다고 19일 밝혔다.
발굴조사단에 따르면 이 유적은 4천평이라는 비교적 좁은 면적에서 주거지가 집중 조성돼 있다. 시간적으로도 동시기에 존재한 것으로 보여, 인류학에서 말하는 마을(village)을 넘어 도시(city) 단계 직전인 타운(town) 정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주거지 중에는 일반 거주지는 물론 수장급 권력자가 거주했던 곳으로 보이는대형급 및 공방터 추정 공간도 포함돼 있다. 또 서까래가 불탄 채 고스란히 내려앉은 것도 일부 주거지에서 확인됨으로써 청동기 시대 가옥 구조 해명을 위한 획기적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주거지 대부분에서는 내부에 조명.난방.취사 등을 위한 화덕 자리가 확인됐으며 벽체 선을 따라 대형 기둥구멍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최몽룡 교수는 "이들 주거지가 동시기에 존재했다는 점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 주거지당 상주 인구가 5명이라 가정해도 용암리.위라리 유적에는 청동기시대 어느 시점에 1천명의 사람이 상주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 교수는 "이 정도 규모라면 이미 마을(village) 범위를 넘어선 것이며, 아메리칸 인디언 사회에서는 도시(city) 단계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는 그중간 단계인 '타운'으로 봐야 한다"면서 "한국청동기시대 사회사와 정치사 연구에획기적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부여 송국리라든가 여주 흔암리 등지에서 그동안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밀집해서확인되기는 했으나, 발굴 사정 등으로 단일 유적에서 드러난 주거지 숫자는 많은 곳이 30-40기 정도에 불과했다. <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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