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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논문 및 발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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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2-07-03 21:17:40  (조회수: 4213)
이 름    admin
제 목    민족문화, 전통문화를 보는 인식틀의 문제점(1998)


"민족문화, 전통문화를 보는 인식틀의 문제점"
    (대구효성카톨릭대 『대학정론』, 1998. 9. 21).

1.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전통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주강현의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가 대단한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최근에는 이런 추세를 업고 지역별로 전통문화 답사 모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필자는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말이 우리 문화의 실상을 드러내주는 것이라고 본다. 몇 천년 전에 사라진 '잉카나 마야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말은 별로 이상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것은 (1) 그 문화가 단절되고 역사에서 사라졌었고, (2) 우리들이 그 문화에 대해서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는한 알 수 없늘 것이 당연하고, (3) 그 문화적 산물들이 어떤 원리와 이유에서 만들어졌는가를 알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말은 무언가 어색하게 느껴지고, 어떤 때에는 매우 불쾌하게 들리기도 한다. 50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우리에게 우리 문화가 수수께끼가 되어버린 현실! 우리가 기분 나쁘게 느끼던 말던 우리의 전통 문화는 우리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잉카나 마야 문명처럼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제도 교육 과정에서 전통 문화나 전통 문화를 구성하는 기본 원리나 세계관에 대해서 배우지도 가르치지도 않는다. 그 동안에 길들여진 서구적 인식틀로 전통 문화를 바라보고 '비합리적', '비이성적', '신비적'이라고 할 뿐, 전통 문화가 '왜' 그러한 형태로 존재하는가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이유'나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우리의 전통 문화는 보아도 해독(De-coding) 되지 않는 '문화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을 뿐 의미 있는 상징으로 읽혀지지 않는다.

  일제와 미군정의 잣대와 시각에서 근대화를 막는 '미신'ㆍ'봉건 유산'으로 낙인찍힌 전통 문화는, 해방이후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이런 까닭에 우리의 전통 문화는 오랜 전통의 맥락과 단절되었거나, 생동하는 의미를 상실한 채 박제화되어 있다. 우리 입으로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라는 말을 만들어내는 현실!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문화의 현주소 인 것이다.

2. 서구 중심적 인식틀로서의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모든 문화적 산물은 그것을 만들고 변형시켜온 '문화적 문법'이 있기 마련이다. 축구의 경기규칙을 모르면 축구가 재미있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의 문법을 모르면 그 문화의 산물들을 해독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축구의 규칙을 통해서 야구를 본다면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비유는 문화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곧, 서구 문화를 만들고 변형시켜온 서구의 문화적 문법으로 동양의 문화를 바라볼 때, 동양의 문화는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일 수밖에 없다. 서구인들이 그들의 사유체계와 시각으로 동양의 문화를 바라보면 해독되지도 이해되지도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비합리적', '비과학적', '신비적'이라는 수식어를 동양의 문화에 붙이는 것이다.

  문화적 전통과 사유체계를 달리하는 서구인들이 처음 접하는 동양의 문화를 해독하지 못하고 '수수께끼' 취급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문화에 대해서 '수수께끼' 취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가 단절되어서가 아니라 그동안에 길들여진 서구적 시각에서 우리문화를 바라보는 왜곡되고 종속적인 인식틀 때문이다.
이런 인식틀이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이야기하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서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차별적 이분법에 입각한 서구 중심적인 '동양관'과 '의미작용의 질서'가 형성된 역사적 과정과, 현대사회에서 그것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재생산을 통해서 이제는 "동양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이미 명백한 펑가적인 가치판단을 포함"하게 되었다. 곧, 우리들에게 '서양적'이란 '합리적, 이성적, 논리적'인 것을 의미하고, '동양적'이란 '비합리적, 비이성적, 비논리적, 신비적'인 것을 의미하는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기호들로 가득 찬 '언설/담론'들이 아무런 비판 없이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당연시된 지식'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것은 단순히 지역적인 '구별'일뿐 어느 것도 더 좋다거나 나쁘다는 가치가 개입된 개념이 아니다. 그것에 붙어 다니는 가치판단은 문화적 헤게모니에 의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현대의 동양은 스스로를 동양화시키는 것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이드의 분석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동/서양이 체질적으로 또 인종적으로 하체가 길거나 짧은 것은 하나의 사실판단이며, 동양인들에게 '숏 다리'라는 것이 '욕(?)'이 되는 것은 서구의 문화적 헤게모니의 정당성을 전제로 한 가치판단이다. '숏 다리'라고 놀리면서 웃는 행위 차체가 바로 "동양은 스스로를 동양화시키는 것에 참여"하는 '구체적 실행 속의 이데올로기'(알튀세)인 것이다.

3. 현대 사회의 이데올로기/권력

  누가 보아도 사기꾼같이 생긴 사람은 절대로 사기를 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이미 경계를 하고 조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누가 보아도 권력/이데올로기라고 느껴지는 것들은 더 이상 권력/이데올로기로 작용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현대사회의 권력과 이데올로기는 우리들에게 '당연시되는 지식'의 형태로 행사되며, 사람들의 '합의'와 '동조'를 통해서 자양분을 흡수하고 재생산된다.

  우리들에게 너무도 당연하게 인식되는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을 해체하는 것은,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일보다도 더욱 시급한 일이다. 이제 우리들에게 '당연시된 지식'의 형태로 행사되는 지식-권력인 서구적 가치의 정당성을 의심해보고, 그 인식론적 근거를 해체함으로써 우리의 기준과 잣대를 만들어 가야할 때이다.

  해방이후 반세기만에 맞이하는 우리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호응을 또 다시 '서구 닮아가기'로 낭비할 수는 없다. 21세기 문화와 정보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주체적인 문화철학을 준비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경쟁력 있는 문화 상품은 결국 우리의 전통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변형하는 데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상대방을 '숏 다리'라고 놀리면서 웃는 바로 그 '웃음' 속에는 이미 우리들의 무의식에 '당연시된 지식'으로 자리잡은 오리엔탈리즘이 작동하고 있다. 그 인식론적인 근거를 해체해 낼 수 있는 이들이야말로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인상이며, 이런 해체를 통해서 새로운 문화철학을 정립해야 하는 의무가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에게 짊어져 있는 것이다.

글 : 우실하
(사회학박사, 연세대, 홍익대, 성공회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현 중국 요녕대학 한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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