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천성 웅녀상에 대한 재론
우실하 (항공대 교양학부 교수)
만천성 웅녀상에 대한 글을 보고, 글의 참고 사진을 찍어서 자신의 홈페이지( http://moowoo.x-y.net )에 소개했던 무우님이 반박의 글을 저의 홈페이지 (www.gaonnuri.co.kr) 에 올려주셨습니다. ‘무우’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중국 조선족 동포로 본명은 김상일이라는 분이다. 길림성 화룡시에서 태어나 현재는 연길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아래는 저의 글에 대한 무우님의 반박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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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하게 웹서핑하다가 우실하박사님이 저의 개인홈페이지에 올린 사진을 인용하여 쓴 글을 보았습니다. 중국에서 웅녀상을 지으면서 역사를 왜곡한다는듯이 묘사하는데 실제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우실하박사님은 현지에 가보지 못했으니까 물론 자세한 상황에 대한 이해는 적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웅녀상이 생기게 된 배경은 연변조선족자치주 만천성풍경구를 개발하면서 테마공원형식을 취한것이고 그 테마로 조선족중에서 전해져내려오는 단군전설을 삼은것입니다. 그 어떤 정치적의도도 들어있지 않은 경제적 행위라고 보아도 되겠지요. 뭐 설립자가 특별히 민족의 정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민족탄생신화를 테마로 일부러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는 일단 이정도입니다. 단군전설은 우리민족전체의 전설입니다만 조선족의 선조가 웅녀라고 하는것에 누가 이의를 제기할수 있나요?
만천성 어디에도 웅녀상 어디에도 "웅녀는 조선족의 선조이고 조선족은 중국국적이니 웅녀의 자손은 모두 중국사람이다."라는 말이 없습니다. 다만 입장권에 "웅녀(白衣神女)는 조선민족의 시조이다."라고 밝혔을뿐입니다. 어딜 살펴보아도 문제될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글을 쓰려면 물론 소재고갈때문에 힘들때도 많겠지만 이렇게 웹서핑으로 본 사진 한두장에 자신의 상상으로 살점을 붙여서 쓰는 방식은 취할바가 되지 못한다고 봅니다. 조만간 " 치우(蚩尤)도 웅녀(熊女)도 빼앗겼다. 이제는 단군(檀君) 차례다. " 이글이 수정되는것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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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만천성의 웅녀상 문제에 대해서 몇 가지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으로 답신을 올립니다.
1. 제가 알기에는 만천성 웅녀상 이전에도 연길시내의 공원 가운데 한 곳에 사람 실물크기의 웅녀상이 있었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서 철거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만천성 웅녀상은 무우님이 지적한 것처럼 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상업적인 목적에서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웅녀상은 왜 당국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2. 만일 무우님의 지적대로 "조선족중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단군전설"을 주제로 상을 조각한 것이라면 당연히 환인, 환웅, 웅녀, 단군, 곰, 호랑이 등 가운데서 '환인, 환웅, 단군상' 특히 '단군상'이 우선적으로 건립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봅니다. 우리 민족의 신화를 '단군신화'라고 부르듯이 신화의 중심인물은 '단군'이며, 일반적으로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라거나 "우리 민족의 시조는 단군"이라고 표현합니다. 왜 단군상이 아닌 웅녀상이 세워진 것일까요?
3. 만천성에는 웅녀상, 곰상, 호랑이상 뿐이 없습니다. 곰족과 호랑이족 그리고 곰이 변했다는 웅녀는 단군신화에 의하면 만주지역의 토착세력이었습니다. 현재의 중국 땅에 있다는 이유로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곰족과 호랑이족 그리고 웅녀는 만주의 토착세력으로 중국민족의 한 부분이라는 논리가 됩니다.
4. 우리나라에는 여러 곳에 단군영정이나 단군상을 모신 곳은 있지만, 어디에도 웅녀영정이나 웅녀상을 단독으로 모신 곳은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민족의 시조를 '단군'으로 보기때문이지요. 그런데 만천성에는 정작 '단군상'은 없고 만주 토착세력으로 그려지는 '곰, 호랑이, 웅녀상'만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5. "그 어떤 정치적 의도도 들어있지 않은 경제적 행위"라는 보시는데, 그렇다면 예전에 시내의 웅녀상은 왜 철거되었다고 보십니까? 한중수교가 시작되는 1992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97년에 완공된 중화삼조당도 "그 어떤 정치적 의도도 들어있지 않은 경제적 행위"로 보시는지요.
6. " 만천성 어디에도 웅녀상 어디에도 '웅녀는 조선족의 선조이고 조선족은 중국국적이니 웅녀의 자손은 모두 중국사람이다'라는 말이 없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사책 어디에도 한국 역사책 어디에도 고구려는 중국 동북의 지방정권이고 중국 역사의 일부라는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중국에서는 동북공정이래로, 고구려의 일부가 현재 중국의 국경 안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역사라는 논법을 펴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7. " 다만 입장권에 '웅녀(白衣神女)는 조선민족의 시조이다'라고 밝혔을뿐입니다. " 라고 하셨습니다. 웅녀는 분명 조선 민족의 시조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우리민족의 시조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다" 거나 "단군은 우리민족의 시조이다"라고 하지 "웅녀는 조선민족의 시조이다"라는 식의 표현을 하지는 않습니다 .
만천성에서는 왜 웅녀를 앞세우는 것이고, 만주토착세력들인 곰, 호랑이, 웅녀상만이 등장하는 것이까요. 만일 만천성에 조선민족의 시조라고 하여 '단군상'이 세워졌다면, 중국 당국에서 그대로 두었을지도 의문입니다.
8. 저는 만천성을 만들 때부터 당이 개입해서 조직적으로 신화를 조작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사를 하면서 단군상이 아닌 웅녀상이 선택될 때에는 어떤식으로든 관계당국과 협의를 해야할 것이고 용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만천성이 진정하게 조선민족의 시원에 대한 테마파크를 조성하려는 것이었다면, 지금이라도 환인, 환웅, 단군상 등이 함께 설립되었으면 하는 바랍입니다. 최소한 민족의 시조인 단군상이라도 함께 설립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테마파크를 설립한 사람의 진정한 의미도 살리고 불필요한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9. 제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현재의 국경을 기준으로 역사를 나누는 닫힌 민족주의적 시각을 극복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입니다. 몽골초원 아니 더 멀리는 중앙아시아에서 몽골초원, 만주지역, 한반도, 일본에 이르기까지 고대에는 수많은 민족들이 이동하고 문화교류를 하였습니다. 이런 교류와 이동의 관점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열린민족주의의 시각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자국의 영토중심의 사관에 머물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동북아 시대의 주인공이 될 우리 시대의 동북아 젋은이들에게는 이런 열린 시각에서 동북아의 역사를 보는 시각이 길러져야합니다. 동북아문화공동체의 기반을 닦기 위해서도 닫힌 역사관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글 올려주신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만남의 인연을 귀하게 여기는 우실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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